Page 96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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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불법 문중의 죄인이다.”
19.
영원스님은 도를 배우고 의리를 실천함에 있어서 순진하고 후
덕하여 옛사람의 격조를 지녔으며,진중한 태도에 말수가 적어서
더욱 사대부들의 존경을 받았다.
한번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보통사람들이 소홀히 여기는 것을 성인들은 신중히 여기는 법
이다.더구나 총림의 주지가 되어서 부처님을 도와 교화를 펴려
한다면 깨달음과 행동[解行]이 부합하지 않고서야 되겠는가.중요
한 점은 그때그때마다 단속하고 자책하여 명예나 물질을 구하는
마음이 속에서 싹트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혹 법령(法令)이 미덥
지 못하여 납자들이 잘 따르지 않을 경우가 있으면 물러나 생각
해 보고 덕을 닦아 다가올 때를 기다려야 한다.자신이 바른데도
총림이 다스려지지 않는 경우는 이제껏 없었다.”
이른바 덕 있는 이의 용모만 보아도 사람들의 물든 생각이 싹
없어진다고 하는 이야기이니,진실됨이 실로 여기에 있기 때문이
다. 기문(記聞)
20.
영원스님이 원오 극근(圜悟克勤:1062~1135)스님에게 말하였
다.
“납자에게 도를 볼 수 있는 자질이 있다 해도 깊이 새겨 두고
더욱 발전시켜 주지 않으면,그 도를 운용하는 면에서 반드시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