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7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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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상 117
식이므로 소리와 색이 뒤섞인다는 뜻입니다.”
“ 혀와 맛[舌味]도 근과 경입니까?”
“ 그렇습니다.”
이에 홍인스님은 젓가락으로 채소를 집어 입안에 넣고,우물거리
면서 말하였다.
“어찌하여 ‘서로 들어간다[相入]’말합니까?”
이 말에 앉아 있던 스님들은 매우 놀라 서로 쳐다보며 아무도
답을 못 하였다.그러자 홍인스님이 다시 말하였다.
“길거리에서 주고받으며 즐기는 이야기로는 결코 심오한 도에
이를 수 없으며,아무리 미묘한 경지에 들어가는 견해가 있다 하여
도 그것을 ‘도를 보았다[見道]’고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참구를 하
려거든 참답게 참구를 하고 깨달으려거든 참답게 깨달아야 하니 염
라대왕은 말 많은 자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67. 금강삼매경론 과 원각경 의 상징설법
금강삼매경(金剛三昧經)은 2각(二覺)을 깨치는 것으로 보살의
수행을 보여주는 경전이다.처음 원효(元曉)스님께서 소(疏) 를 지
을 때,그 경이 본각(本覺)과 시각(始覺)으로 종지를 구성하고 있다
는 점을 깨달았다.그리하여 스님은 소수레[牛車]를 타고 가면서 두
모서리 사이에 책상을 얹어놓고 이 점을 근거로 글을 썼다.
또한 원각경 의 경문은 모두 때도 성품도 없는 원각(圓覺)을 깨
닫는 내용이다.그러므로 원각경 의 머릿글에는 글을 쓴 시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