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6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P. 116

116



            로 수지스님에게 달려가니 수지스님이 웃으며 큰 소리로 말하였다.

               “유나여!기뻐하라.큰 일을 끝마쳤구나.”
               문열스님은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재배를 올렸으며 식은땀을
            비오듯 흘리면서 그곳을 떠나 왔다.그러므로 스님의 가풍은 고고하

            고 준엄하여 그 법을 받아 일가를 이룬 사람이 없었다.
               황룡 혜남(黃龍慧南)스님이 일찍이 대영 도원(大寧道原)노스님
            에게 말하였다.

               “그가 사람들마다 그런 식으로 깨우쳐 주려 하지만 어찌 그처럼
            될 수 있겠는가?”





              66.참다운 참구,참다운 깨침/신정 홍인(神鼎洪諲)스님


               신정 홍인(神鼎洪諲:?~901)스님은 젊어서 몇몇 스님들과 함께

            남악(南嶽)을 돌아다녔는데,그 중 한 스님이 불법[宗乘]을 거론하는
            식견이 넓고도 날카로웠다.때마침 산중 주막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

            게 되어 공양준비가 다 되었는데도 그 스님은 계속하였다.이에 홍
            인스님이 말하였다.
               “스님께서 ‘삼계가 오직 마음이며,만법은 단지 식일 뿐이다.오
            직 식이며 마음이니 눈으로 소리를 듣고 귀로 색을 본다[三界唯心

            萬法唯識 唯識唯心 眼聲耳色]’하셨는데 이는 누구의 말입니까?”
               “ 법안(法眼)스님의 게송입니다.”

               “ 무슨 뜻입니까?”
               “ 오로지 마음이므로 근(根)과 경(境)이 서로 맞닿지 않고,오로지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