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P. 24
24
그러자 방회스님은 한 차례 크게 웃고 나가 버렸다.이에 스님은
깜짝 놀라고 당황하여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이튿날 아
침,수단스님은 방장실로 찾아가 어제의 일을 여쭈었다.때마침 정
초였는데 방회스님이 말씀하셨다.
“그대는 어젯밤 만들어 놓은 야호(夜狐:액맥이 여우)를 보았는
가?”
“ 보았습니다.”
“ 그대는 그것보다 한 수 부족하다.”
이 말에 스님은 또 한 번 크게 놀라며,
“무슨 말씀입니까?”
하자,방회스님이 말씀하셨다.
“그것은 사람의 비웃음을 좋아하는데,그대는 사람들의 비웃음을
두려워하는구나.”
스님은 이 말끝에 크게 깨쳤다.
3.문로공에게 법을 보이심/회동(懷洞)스님
위부(魏府)의 노화엄(老華嚴)회동(懷洞)스님이 대중에게 설법하
였다.
“불법은 일상생활에 있고,행주좌와하는 데 있으며,밥 먹고 차
마시며 묻고 말하는 데 있으니,일거일동에 마음을 움직이거나 생각
을 일으킨다면 그것은 불법이 아니다.”
또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