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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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경전을 공경하는 태도/서현 징시(棲賢澄諟)스님
서현 징시(棲賢澄諟)스님은 건양(建陽)사람으로 백장 도상(百丈
道常:?~991)스님의 법제자이다.성품이 고결하고 몸가짐이 준엄
하여 법도에 어긋나는 행동이 없었으며,노년에는 장경(藏經)을 세
차례나 독파하였는데,앉아서 읽는 것이 불경스럽다 생각하여 서서
읽고 걸으며 책갈피를 넘겼다.
황룡 혜남(黃龍慧南:1002~1069)스님이 젊은 시절 처음 사방을
행각할 때 몇 해 동안 서현스님을 시봉하였으므로 혜남스님의 평생
했던 행동은 스님에게서 본받은 바가 많았다.한번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서현스님은 참으로 하늘에서 내려주신 총림의 표상이다.”
설두 중현(雪竇重顯:980~1052)스님이 과거에 회산(淮山)에서
서현스님을 찾아와 귀의하려 하였으나 만날 수 없어 그곳을 떠나면
서 사자봉(師子峯)이란 시를 지었다.
얽히고 솟구친 모습 한없이 줄기차니
날카로운 손톱이며 이빨로 어찌 보통 무리와 뒤섞이랴
하늘이 그를 가장 높은 봉우리에 살게 하니
구름도 떠받치지 못하여 쑤욱 머리 내밀었구나.
踞地盤空勢未休 爪牙安肯混當流
天敎生在千峯上 不得雲擎也出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