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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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서 지내며 공손하게 제자된 도리를 지켰다.왕과 귀족이 보고는

            모두 이상하게 생각하자 스님은 사실대로 말하였다.
               “제가 젊은 시절 노부스님께 도를 배운 적이 있는데,이제 모습
            과 복장이 다르다 하여 마음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감탄하였으며,인종(仁宗)이 이 사
            실을 알고 효순스님에게 다시 삭발하게 한 후 그대로 서현사에 머
            무르도록 명하였다.





              7.무종의 폐불과 선종의 부흥/당(唐)선종(宣宗)



               당나라 선종(宣宗)이 왕이 되기 전의 일이다.무종(武宗)이 그의
            훌륭함을 시기하여 여러 차례 죽이려고 하였으나 내시 구공무(仇公
            武)의 도움으로 피할 수 있었다.그러다가 사태가 급박해지자 공무

            는 선종을 삭발시켜 비구승으로 위장한 후 사방을 돌아다니게 하였
            다.그리하여 선종은 수많은 천하 명산을 구경하다가 항주 염관사

            (鹽官寺)에 이르렀는데 마조 도일(馬祖道一:709~788)스님의 으뜸
            제자 제안(齊安:?~842)스님이 첫눈에 보통사람이 아님을 알고 특
            별히 대우하였으므로 염관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머물렀다.마침내
            선종이 즉위한 후 제안스님을 만나보려고 하였으나 이미 서거한 지

            오래였다.
               앞서는 무종이 불교를 탄압하였었는데 선종에 와서는 다시 흥성

            하게 되었으니 불법의 흥망성쇠가 시운에 달려 있다 하겠다.하지만
            어찌 제안스님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겠는가?또한 구공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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