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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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하 137
“천하 불법이란 한 척의 배와 같은데 사형 대녕 도관(大寧道寬)
은 뱃머리에 앉았고 납작머리 혜남은 중간에 있고 가진(可眞)은 노
를 잡으니,동쪽으로 가는 것도 나에 달렸고 서쪽으로 가는 것도 나
에 달렸다.”
한편 선스님은 얼마 후 칠민(七閩)지방으로 돌아왔는데 미치광
이처럼 꾀죄죄한 모습으로 거리를 방황하니,아무도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다.혹자는 만년에 봉림사(鳳林寺)의 주지를 하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79.동참하는 뜻/양기 방회(楊岐方會)스님
양기 방회(楊岐方會)스님은 자명스님의 문하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사하였고,어딜 가나 으레 주지가 되었다.
자명스님이 열반할 때 방회스님은 구봉사(九峯寺)에 머무르고 있
었는데 갑자기 의춘군(宜春郡)에서 격문을 보내어 양기산(楊岐山)의
주지를 명하니,당시 구봉사의 장노 근(勤)스님은 깜짝 놀랐다.
“방회 감사(監寺:절의 모든 사무를 맡은 직책,寺主)가 언제 참
선을 하였단 말인가?만일 이 명을 수락하면 고을의 바람을 잃게
될까 두렵다.”
이렇게 생각하고 혼자서 근심하였다.방회스님이 고을의 초청을
수락하고 법좌에 올라 설법하니,그 기개와 설법이 격식을 뛰어나
모든 대중이 경청하였다.법좌에서 내려오자 근스님은 앞으로 나아
가 스님의 손을 잡고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