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6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P. 136

136



               “선형[善侍者]이 독한 마음으로 사람을 질식시키기에 다시 스님

            을 친견하고자 합니다.”
               “ 무엇이 불법의 대의인가?”



                 잿마루 위에 이는 구름은 없고
                 마음에 떨어진 달은 있다.

                 無雲生嶺上 有月落波心


               자명스님은 눈알을 부라리고 소리치며 꾸짖었다.
               “머리털이 하얗고 이빨이 엉성히 빠져서까지도 오히려 이러한

            견해를 가지고 있으니,어떻게 생사를 떠날 수 있나!”
               가진스님은 감히 머리를 바로 들지 못하고 양 볼의 눈물이 턱까
            지 흘러내릴 뿐이었다.한참 후 다시 물었다.

               “모르겠습니다.무엇이 불법의 대의입니까?”
               자명스님이 대답하였다.



                 잿마루 위에는 구름 한 점 없고
                 달은 떠서 강물 속에 부서진다.
                 無雲生嶺上 有月落波心



               가진스님은 이 말에 크게 깨쳤다.
               가진스님은 맑은 기품이 뛰어나고 기변(機辯)이 민첩하여 총림에

            서는 스님을 두려워하였는데,취암사에서 개법하였을 때 다음과 같
            이 설법하였다.
   131   132   133   134   135   136   137   138   139   140   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