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5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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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하 135




              78.자명스님의 문도들/선(善)스님


               복주(福州)선(善)스님은 자명스님의 으뜸제자이다.당시 뛰어난

            스님으로는 도오 오진(道吾吾眞)스님과 양기 방회(楊岐方會)스님을
            손꼽았으나,그들도 모두 선스님을 추앙하였다.
               일찍이 금란사(金鑾寺)에 이르니,가진 점흉(可眞點胸)스님은 자

            명스님을 친견했다는 자부심 때문에 천하에는 특별히 마음에 새겨
            둘 만한 인물이 없다고 여기고 있었다.그러나 스님은 그와 이야기
            한 후 그가 깨치지 못했음을 알고서 비웃었다.하루는 두 사람이 산

            길을 걷다가 가진스님이 불법을 거론하면서 기봉을 발휘하자 선스
            님은 조약돌 하나를 주워 바위 위에 놓고서 말하였다.
               “그대가 여기에다 일전어(一轉語)*를 놓는다면 그대가 자명스님
                                             16)
            을 친견했다라는 사실을 인정하겠다.”
               가진스님이 좌우를 두리번거리며 머뭇거리자 선스님은 큰소리로
            꾸짖었다.

               “머뭇거리며 생각하느라 기봉이 멈췄으니 알음알이[情識]를 벗어
            나지 못하였는데 어떻게 꿈엔들 노스님을 친견하였겠는가.가거라!”
               이에 가진스님은 매우 부끄러워하고 두렵게 생각하여 상화산(霜
            華山)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명스님은 가진스님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진짜 행각인이란 반드시 시절을 알아야 하는데 무슨 바쁜 일이

            있기에 여름 해제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이곳에 왔는가?”


            *일전어(一轉語):한마디로 상대를 완전히 깨치게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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