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3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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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하 143




              83.한마디 말 듣고 자손을 가려냄/동산 효총(洞山曉聰)스님


               동산 효총(洞山曉聰)스님은 소주(韶州)곡강현(曲江縣)사람으로,

            문수 응천 진(文殊 應天眞)스님을 친견하였다.처음 여산(廬山)을 돌
            아다닐 때 스님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당시 운거 도응(雲居道膺:
            ?~901)스님의 법회가 가장 융성하였는데 효총스님은 그곳의 등두

            승(燈頭僧:등불 관리자)으로 있었다.
               한번은 여러 스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얼마 전 사주(泗州)의
            승가 대사[僧伽婆羅:479~524,梵僧]가 양주(楊州)에 나타났다고

            하자 한 스님이 “그는 사주(泗州)의 대성이신데 어째서 양주에 나타
            났을까?”라고 의심하였다.이에 스님이 말하였다.
               “군자는 재물을 사랑하지만 재물을 취하는 데에는 도가 있다.”

               이 말에 모든 스님들은 크게 웃었다.어느 스님이 연화봉 상암주
            (祥庵主:子祥實性)에게 갔을 때 이 이야기를 말하니,상암주는 크
            게 놀라며 “운문의 자손이 아직도 남아 있구나”하고 밤중에 운거

            산(雲居山)을 향하여 절을 올렸다.이를 계기로 효총스님의 이름은
            총림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상암주는 봉선 도심(奉先道深)스님의 법제자였는데 지견이 매우
            높고,기세는 여러 스님을 압도하였다.한번은 대중에게 설법하였다.

               “이 일은 가장 급하고 간절한 일이다.반드시 밝혀내야 비로소
            되었다 하리라.만일 밝게 깨달았다 하더라도 얽매임이 없어야 어느

            곳에서나 편안하고 한가로울 수 있으며,또한 마음을 억누르려 해서
            도 안 되니 모름지기 자연스럽게 옛 발자취에 부합되어야 한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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