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7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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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하 147
그러므로 문수사리께서 설하셨다.
이 법회의 모든 착한 일이란
원래부터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것
일체 법도 마찬가지니
모든 것이 전[前際]과 같을 뿐.
此會諸善事 從本未曾爲
一切法亦然 悉等於前際
이 때문에 정작 지을[作]때에는 지음이 없으니 짓는 자[作者]가
없기 때문이며,정작 할[爲]때에도 함이 없으니,자성(自性)이 없기
때문이다.그러므로 만법에 내맡기어 자재하며,무생(無生)의 경지와
같아져야만 바야흐로 자석이 쇳가루를 빨아들이는 것이 아니며 무
명(無明)이 모든 행(行)에 인연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방온(龐蘊:?~808)거사가 열반하시면서 다음과 같은 게송을 남
겼다.
허공꽃은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아지랑이 파도 위에 일렁인다.
空花落影 陽焰飜波
영명 연수(永明延壽)스님은 그의 게송을 음미하며 감탄하였다.
“이는 있다 없다 하는 견해[有無之見]에 떨어지지 않고 무생(無
生)의 뜻을 잘 깨친 것이니 학자들은 깊이 살펴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