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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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오가정종찬 상
음이 으뜸입니다.이 구슬의 빛과 밝음으로는 스스로를 비출 수
없고 지혜의 빛을 빌려야 빛인 줄로 판명됩니다.그렇게 판명되고
나서야 구슬인 줄 알게 되고,구슬인 줄 안 다음에야 그것이 보배
임이 밝혀집니다.이것이 보배로 밝혀지면 보배는 그 자체가 보배
가 아니며,그것이 구슬로 판명되면 구슬은 그 자체가 구슬이 아
닙니다.구슬을 구슬이라 하지 않는 것은 지혜 구슬을 빌려야 세
상의 구슬인 줄 알 수 있기 때문이며,보배를 보배라 하지 않는
것은 지혜 보배를 빌려야 법보인 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그러
므로 존자께 도가 있다면 그 보배는 그대로 나타날 것이며,중생
에게 도가 있다면 마음의 보배 역시 나타날 것입니다.”
존자는 왕자의 논변과 지혜에 감탄하여 이름을 ‘보리달마’라
바꿔 부르게 되었고,왕자(대사)는 향지왕이 세상을 떠난 후 드디
어 출가하였다.
대사는 6종법문(六宗法門)을 하였는데,첫째 유상(有相),둘째
무상(無相),셋째 정혜(定慧),넷째 계행(戒行),다섯째 무득(無得),
여섯째 적정(寂靜)이다.
그 후 이견왕(異見王)이 삼보를 가볍게 여기고 훼손하자 종승
(宗勝)이 남몰래 왕의 처소를 찾아가 불법의 요지를 자세히 설명
하고 이리저리 따져 물었다.대사는 멀리서 종승의 논리가 잘못되
었음을 알고 급히 바라제(婆羅提)에게 말하였다.
“네가 속히 종승을 구하도록 하라.”
바라제가 “신통력을 빌려주셨으면 합니다”라고 하니 그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