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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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오가정종찬 상


            다면 본체(本體)도 보기 어렵습니다.”

               “ 만일 작용을 한다면 몇 군데에서나 나타납니까?”
               “ 나타날 때는 여덟 가지로 나타납니다.”
               “ 나타나는 그 여덟 가지를 나에게 설법해 주시오.”
               바라제는 게송으로 설명하였다.



                 모태(母胎)에 있을 땐 몸이라 하고
                 세간에 처하여서는 사람이라 한다
                 눈에 있으면 본다 하고
                 귀에 있으면 듣는다 하며
                 코에 있으면 냄새 맡는다 하고
                 입에 있으면 말한다고 한다
                 손에 있을 때는 잡는다 하고
                 발에 있을 때는 달린다 하니
                 나타날 때는 항하사 세계에 빠짐없이 나타나고

                 거둬들이면 한 티끌 속에 있다
                 아는 이는 이를 불성이라 하지만
                 모르는 자는 이를 정혼(精魂)이라 한다.
                 在胎爲身 處世爲人
                 在眼曰見 在耳曰聞
                 在鼻辨香 在口談論
                 在手執捉 在足運奔
                 遍現俱該沙界 收攝在一微塵
                 識者知是佛性 不識喚作精魂


               왕은 이 게송을 듣고 마음이 열려 지난날의 잘못을 참회하고
            사죄하면서 불법의 요체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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