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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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25
보배구슬 논변으로 스승과 맞섰도다.
발아래 구름을 일으켜
제자를 보내 이견왕의 사견을 없애고
혓바닥이 파도를 뒤집으니
온 나라에 일어난 육종(六宗)의 비방소리 들었도다.
신주적현에서 대승 인물 맞이하니
동토 서천에서 납승의 본모습을 보여주셨네.
텅 비어 부처랄 것도 없다 하여
왕의 마음을 거슬려 한 줄기 갈대 타고 큰 강을 건너시고
고요히 마음을 관하며
귀신 끓는 굴속에 앉아 9년 동안 코끼리를 더듬었네.
꽃송이 하나에 다섯 꽃잎 피어남이여
마당에 쌓인 눈 허리까지 묻히도록 내버려두고
독약을 제호로 만듦이여
웃으며 떠나는 강나루 배에 옥빛 물결 부서지도다.
담장 같은 마음이여
언제 교외별전 만난 적이 있던가
골수를 나누고 살가죽을 나눔이여
손에 든 뼈아픈 몽둥이맛을 보기에 딱 알맞구나.
죽은 척하고 한 쪽 신발 들고서 바삐 돌아가심이여
안타깝구나.그때 온 중국 사람들이
오랑캐의 속임수에 눈뜨고 넘어가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