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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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27
뒤에 누군가 강북(江北)옥천사(玉泉寺)의 신수(神秀:?~706)스
님의 게송을 들먹이는 것을 들었다.
몸은 보리수 같고
마음은 명경대 같나니
때때로 부지런히 털고 닦아서
티끌 먼지 끼지 않게 하리라.
身似菩提樹 心如明鏡臺
時時勤拂拭 莫使惹塵埃
스님은 곧 다른 사람에게 그 게송 곁에 자기의 게송을 써 달라
고 부탁하였다.
보리는 본래 나무가 없고
명경 또한 받침대 없네
본래 아무것도 없는데
어느 곳에 티끌 먼지 끼겠는가.
菩提本無樹 明鏡亦非臺
本來無一物 何處惹塵埃
이 일로 오조스님은 의발을 전하였다.
스님은 그 길로 사람의 눈을 피하여 대유령(大庾嶺)에 이르렀
는데,명(明:道明)스님이 뒤따라오자 바위 위에 의발을 올려놓고
서 말하였다.
“이 옷이 증거[信表]인데 힘으로 다툰다고 되겠는가?”
“ 나는 법을 구하러 따라왔지 옷 때문에 온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