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7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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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227




               24.만암 도안(卍庵道顔)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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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님의 법명은 도안(道顔)이며,대혜스님의 법제자로 동천 포씨
            (東川鮑氏)자손이다.오랫동안 원오스님 회하에서 참구하였는데,
            금산사(金山寺)에 있을 무렵이었다.한바탕 난리가 나서 승려들은

            모두 자결하라는 명이 있었으나 기지로 모면하였고 오랑캐가 떠
            난 뒤에야 비로소 벗어날 수 있었다.

               원오스님이 입적한 뒤 다시 대혜스님에게 귀의하여 경산(徑山)
            에 수좌로 있었다.무착 묘총(無著妙聰)비구니가 아직 출가승이
            되지 않았을 때 대혜스님이 그녀에게 방장실에 숙소를 정해 주자

            스님은 항상 이를 비난해 왔다.이에 대혜스님이 “그녀가 비록 아
            녀자이긴 하지만 훨씬 나은 점이 있다”하였으나,스님은 이를 수

            긍하지 않았다.대혜스님이 강제로 그를 만나 보도록 명하니 스님
            은 하는 수 없이 만나 보겠다고 하였다.
               무착이 스님에게 말하였다.
               “수좌께서는 저와 불법으로 만나시렵니까?아니면 속세법으로

            만나시렵니까?”
               “ 불법으로 만납시다.”

               “ 옆의 사람들을 물리쳐 주십시오.”
               그리고는 스님을 방으로 들어오라 청하였다.스님이 휘장 앞으
            로 다가서 보니 무착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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