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4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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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오가정종찬 상


                 개는 불성이 없다 함은
                 나후성(羅睺星)이 명을 받고 들어오니
                 이는 사람을 때려 죽인 것이 아니라
                 필시 사람에게 맞아 죽은 것이리라.
                 狗子無佛性 羅睺星入命
                 不是打殺人 被人打殺定



               선사가 이를 수긍하였다.


               호구 소륭스님의 제삿날에 향을 뽑아 들고 법문하였다.

               “일생을 분별[意智]없는 이 노스님에게 부딪치는 일에 흥미
            없어 온갖 기량을 다하였지만 그 경지에 이를 수 없었다.이때부

            터 창칼을 버리고 내 분수에 따라 가사 입고 밥 먹은 지 20년 동
            안,이 선상(禪床)에 앉아서 양머리를 매달아 놓고 개고기를 팔아
            오면서 그의 밑천을 알게 되었다.그렇지만 일 년에 한 차례 그를

            위해 향을 올릴 때면 사람들로 하여금 천고의 한을 깊게 하는구
            나.”



               찬하노라.


                 기양 땅 사람이여
                 귀신도 두려워하였지.

                 허공의 등짝에 흰털이 났다 하니
                 옛 무덤 속에 깊이 감춰 둔 화살이로다.

                 네 머리를 잘라 가겠노라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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