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0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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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오가정종찬 상


                 조금씩 다시 앞으로 나아가 시냇물을 건너
                 새벽에야 농부의 집에서 불을 빌려 가지고
                 열흘 동안 깊은 바위 속에서 숨어 지냈지
                 민 땅 사람들은 모두가 아무것도 지니지 않았다 한탄했는데
                 촉승(蜀僧)은 게다가 몹쓸 병까지 걸렸으니
                 목숨 보전하기는 바늘구멍을 나오기보다도 어렵다 말들 했지만
                 쌓이는 근심으로 사람이 상하기야 병자와 일반인터

                 봄바람 달콤직한 버들가 절간에서
                 마주보며 꿈속의 꿈이야기 하는데
                 이제 온 나라에 전란의 북소리가 없어졌으니
                 거친 밥에 한 가닥 부추나물 싫다 하지 말게나.
                 昔與二子居明心 避賊夜走南山陰
                 大寒更蹈沮洳徑 月黑錯到楊梅林
                 涉險登危四三里 少復前行過溪水
                 平明乞火野人家 十日深藏巖穴裏
                 閩俱嘆我裝齏空 蜀僧轉墮妖氣中
                 人言性命脫針孔 忱憂傷人衰疾同
                 春風酣酣柳邊寺 相對夢中論夢事
                 莫嫌薄飯一莖齏 郡國而今無鼓鼙


               찬하노라.



                 기린의 머리에 용의 뿔이여
                 대대로 이어온 명문이어라.

                 무쇠 목은 3백 근이라
                 뛰어나게 꿋꿋했고
                 이마에 점점이 박힌 먹물자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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