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4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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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오가정종찬 하
後來獵犬無靈驗 空向枯樁舊處尋
이에 스님은 그를 남달리 생각하여 친교를 맺었다.
이전원(李殿院:李遵勗,?~1038)이 지난날 복엄 양아(福嚴良
雅)스님을 방문하였을 때 스님은 그곳에 장주(藏主)로 있었다.마
침 이전원과 이야기하던 차에 도사 한 사람과 유학자 한 사람이
찾아오자 이전원이 말하였다.
“3교(三敎:유․불․선)가운데 어느 교가 가장 높은가?”
스님이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으로 비켜서자 이전원이 말하였
다.
“입이 있는데 왜 말을 하지 않는가?”
“ 공자 앞에서 문자 쓰기 어렵습니다.”
“ 그만!그만!”
이전원이 일어서니 스님이 말하였다.
“조금 전에는 두서가 없었습니다.”
스님은 대룡(大龍:智洪)스님이 ‘법신이 견고하다[堅固法身]’*
8 )
는 공안에 대하여 송하였다.
물음도 알지 못했고
대답 또한 알지 못했네
*한 스님이 대룡스님에게 “육신[色身]은 허물어 없어지는데 무엇이 견고한 법
신입니까?”하고 물으니,“산에는 비단같이 꽃이 피고 개울물은 쪽빛으로 잔
잔하다”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