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6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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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오가정종찬 하

               자신의 초상화에 찬을 지었다.



                 위 아래로 세 번을 가리키고*
                                           10)
                 피차가 장부[七馬]인데
                 꽃을 들어도 미소짓지 않았음은 무슨 까닭인가
                 돌을 옥이라 하면 그 그릇은 반드시 갈라지니
                 물이 하늘로 솟는 것이지 달이 밑으로 내려온 것이 아니다
                 알 수 없구나,누가 구경꾼인지.
                 上下三 指彼此七馬
                 拈花未曾微笑何也 石謂玉兮器必分
                 水凌虛兮月非下 不知誰是旁觀者



               중곡스님[重郜禪者]을 떠나 보내며 송을 지었다.


                 봄비는 기름같이 촉촉하고
                 봄 구름은 학처럼 펼쳐졌는데
                 이쪽에서 저쪽에서
                 갑자기 그쳤다가 다시 쏟아지니
                 메마른 풀줄기에는 물이 오르고
                 바람은 유유자적히 불어오는구나
                 그윽한 돌은 조각조각 흩어지니
                 먼 하늘 또한 위태롭구나
                 한 송이 꽃에서 나온 다섯 잎새는 서로 닮지 않았고
                 홀로 떠가는 외로운 달은 스스로를 알고 있었네

                 스스로를 알고서 위나라 지나서 양나라 간 것은 부질없는 일이요
                 자취를 감추려 하나 자국은 저절로 남는 것


            *하늘 땅 자신을 가리키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말했던 석존의 탄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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