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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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권 조동종 27

                 황금새는 유리껍질을 쪼아 부순다.

                 청원 집안의 술을 입술에 축이지 못했는데
                 몇 번이나 청세의 가난을 구제했던가
                 형산 옥덩이를 던져 놓으니
                 조금도 이 스님에게 다듬어 주지 않았네.

                 온갖 기미를 모두 쓸어버리니
                 부처님도 그만 못하고
                 한번 자리한 진영에 길이 눌러 있으니
                 사람들은 모두가 잘못한다 말하네.

                 5 원상(五圓相)을 그려 보이며
                 집안 식구의 나쁜 알음알이 뽑아 주고
                 한 떨기 꽃 머리에 꽂고
                 나쁜 권속도 화장해 놓으니 누가 엿볼 수 있으랴.

                 조산은 높고 가파르니
                 구름에 닿는 괴석 줄기줄기 뻗었는데
                 동산의 강물 거꾸로 흘러
                 부딪치는 파도에 바다잉어 팔팔 뛰는구나.

                 변하지 않는 곳에
                 팔을 흔들면서 혼자 가기에
                 새도 날기 힘든 험한 길에 현묘한 경지 통했으니
                 아무도 그곳에 머무를 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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