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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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오가정종찬 하
하였다.알겠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어떤 사람이 비단 옷을 입고 들어왔다가 스님을 친견한 후엔
어째서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못하게 됩니까?”
“ 유리궁전 위를 걸어갈 때 때려눕혀 가루를 만들어 버려야 한
다.”
스님은 한 암주에게 시자를 보내 속바지 한 벌을 전하였는데,
암주가 “나에게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날 때 가지고 나온 속바지
가 있다”하며 받지 않자 스님은 다시 시자에게 전하면서 물었다.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나지 않았을 땐 무엇을 입었는가?”
암주가 대답이 없었다.그 뒤 암주가 죽어 다비를 하자 사리가
나왔는데 그것을 보고 스님이 말하였다.
“설령 여덟 섬 네 말이 나온다 하더라도 애당초 긴요한 한마디
를 던지는 것만 못하다.”
한 스님이 물었다.
“산하대지는 어떻게 해서 있게 되었습니까?”
“ 망상에서 나온 것이다.”
“ 망상으로 금 한 덩이를 내줄 수 있겠습니까?”
스님은 대답하지 않고 그만두었다.
불일 본공(佛日本空)스님이 찾아와서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