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0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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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마조록․백장록


               운암스님이 “아닙니다”하니 스님께서 “어찌 그렇겠는가?”하
            셨다.



               15.

               어느 날,스님께서 4경(새벽 1시에서 3시)이 되도록 법당에 앉
            아 있었다.

               그때 시자이던 운암이 세 차례나 곁에 와서 모시고 서 있었다.
            세 번째 와서 모시고 섰을 때는 스님께서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
            서 침을 뱉으니 이에 시자가 물었다.

               “스님,지금 어째서 침을 뱉으셨습니까?”
               “ 그대의 경계가 아니다.”

               “ 저는 시자입니다.저에게 이야기를 못 하시면 누구에게 하시
            겠습니까?”
               “ 물을 필요가 없다.그대가 물을 일도 아니고 또 내가 말할 일

            도 아니다.”
               “ 스님께서 열반하신 뒤에라도 알고자 합니다.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 사람을 몹시도 괴롭히는구나!내가 사람이 못나 조금 전에 갑
            자기 보리와 열반이 생각나길래 침을 뱉었다.”

               “ 그렇다면 어째서 그토록 오랫동안 보리와 열반,요의(了義)와
            불요의를 말씀하셨습니까?”

               “ 남에게 전할 수 없다.그러기에 그대가 물을 일이 아니며,그
            대의 경계도 아니라 하지 않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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