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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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마조록․백장록
6.
늑담 유건(泐潭惟建)스님이 하루는 법당 뒤에서 좌선을 하고
있었다.스님이 보시고는 그의 귀에 입을 대고 두 차례 훅 하고
불자 유건스님은 선정에서 일어나 스님임을 알고는 다시 선정에
들었다.
스님은 방장실로 돌아가 시자더러 차 한 그릇을 갖다 주게 하
였는데,유건스님은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큰방으로 가 버렸다.
7.
석공 혜장(石鞏慧藏)스님은 출가 전에 본래 사냥을 일삼았으며
사문을 싫어하였다.한번은 사슴 떼를 쫓다가 마침 스님의 암자
앞을 지나게 되었다.스님이 그를 맞이하자 그는 물었다.
“스님은 사슴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는지요?”
“ 그대는 무얼 하는 사람이냐?”
“ 사냥꾼입니다.”
“ 활을 쏠 줄 아는가?”
“ 쏠 줄 압니다.”
“ 화살 한 발로 몇 마리를 잡느냐?”
“ 한 발로 한 마리를 잡습니다.”
“ 활을 쏠 줄 모르는구나.”
“ 스님께선 활을 쏠 줄 아십니까?”
“ 쏠 줄 알지.”
“ 스님께서는 화살 한 발로 몇 마리나 잡으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