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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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마조록․백장록
스님께서는 그의 훤출한 용모와 종소리같이 우렁찬 목소리를
보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높고 높은 법당[佛堂]이나 그 속에 부처가 없구나.”
무업스님이 절하고 꿇어앉아서 물었다.
“3승(三乘)교학은 그 이론을 대략 공부하였습니다.그런데 선
문(禪門)에서는 항상 바로 마음이 부처라고 하니,정말 모르겠습
니다.”
“ 알지 못하는 마음이 바로 그것이지,그밖에 다른 것은 없다
네.”
무업스님이 다시 물었다.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찾아와 가만히 전수하신 심인(心印)
입니까?”
“ 그대는 정말 소란을 피우는군.우선 갔다가 뒤에 찾아오게.”
무업스님이 나가는 차에 스님께서 불렀다.
“여보게!”
무업스님이 머리를 돌리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게 무엇인가?”
무업스님이 딱 깨닫고 절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둔한 놈아!절은 해서 무엇 하느냐.”
12.
등은봉(鄧隱峯)스님이 스님을 하직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디로 가려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