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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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록/四家語錄 39
“석두(石頭)스님에게 가렵니다.”
“ 석두로 가는 길은 미끄럽네.”
“ 장대나무를 짚고 가다가 장터를 만나면 한바탕 놀다 가겠습
니다.”
바로 떠나 석두스님에게 도착하자마자 선상을 한 바퀴 돌더니
지팡이로 한 번 내려치고 물었다.
“무슨 소식인고?”
그러자 석두스님은,“아이고,아이고!”하였다.
등은봉스님은 말이 막혔다.돌아와서 말씀드렸더니 스님(마조)
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다시 가서 그가 ‘아이고,아이고’하거든 ‘허,허(噓)’
하고 두 번 소리를 내거라.”
등은봉스님이 다시 가서 앞서 했던 그대로 물었더니 석두스님
은 이에 “허,허”하고 두 번 소리를 내었다.
등은봉스님은 이번에도 말이 막혔다.돌아와 말씀드렸더니 스
님께서 말하였다.
“석두로 가는 길은 미끄럽다 하지 않았더냐.”
13.
등은봉스님이 하루는 흙 나르는 수레를 미는데 스님은 다리를
쭉 펴고 길바닥에 앉아 있었다.
“스님,다리 좀 오므리세요.”
“ 이미 폈으니 오므릴 수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