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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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마조록․백장록
“이미 가고 있으니 물러나지 못합니다.”
이리하여 수레바퀴를 굴리며 지나가다가 스님의 다리를 다치
게 했다.스님께서는 법당으로 돌아와 도끼를 집어들고 말하였다.
“조금 전에 바퀴를 굴려 내 다리를 다치게 한 놈은 나오너라.”
등은봉스님이 나와 스님 앞에 목을 쓱 빼자 스님은 도끼를 치
웠다.
14.
석구(石臼)스님이 처음 스님을 참례하자 스님께서 물으셨다.
“어디서 오는가?”
“ 오구(烏臼)스님에게서 옵니다.”
“ 오구는 요즈음 어떤 법문을 하던가?”
“ 몇 사람이나 여기에 아득해[茫然]있습니까?”
“ 아득함은 우선 그만두고 초연한[悄然]한마디는 무엇이더냐?”
석구스님이 이에 세 걸음 앞으로 다가가자 스님께서 말씀하셨
다.
“내가 오구를 일곱 대 때릴 일이 있는데 그대는 기꺼이 갖다
주겠는가?”
“ 스님께서 먼저 맞으십시오.그런 뒤에 기꺼이 오구스님에게
돌려드리겠습니다.”
15.
양좌주(亮座主)가 참례하자 스님께서 물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