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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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산경책 83


            것이다.이 참선이 가장 오묘하니,하겠다는 마음만 내라.반드
            시 그대를 속이는 말은 아닐 것이다.

               단박에 생사를 초월하지 못할 중간 부류라면 우선 교학에 마
            음을 두어 경전을 반복해서 익혀야 한다.이론을 치밀하게 연구
            하여 전해 주고 널리 펴서 뒷사람을 지도하여 부처님의 은덕에

            보답해야지 그저 세월만 보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이와 같이 해나갈 것 같으면 모든 일상이 승려 가운

            데서 법기(法器)가 될 만하다.보지도 못하였느냐?소나무에 감
            긴 칡넝쿨이 천 길이나 솟아오르는 것을.훌륭한 바탕에 의지해
            야만 널리 이익될 것이다.

               재(齋)와 계(戒)를 성실히 닦아서 부질없이 부족하거나 넘치
            게 하지 말라.출가인이 된 것은 세세생생토록 닦아 온 수승한

            인연 때문이니,헛되이 날을 보내고 멍청하게 시간을 보내서는
            안 된다.세월이 아까운데도 더 닦으려 하지 않고 부질없이 시
            방(十方)신도의 시주물만 소비하고 나아가 4은(四恩)을 저버린

            다.
               쌓인 업은 더더욱 깊어가고 마음의 티끌은 막히기 쉬워 부딪
            치는 곳마다 걸리니,사람들에게 업신여김과 기만을 당한다.옛

            사람은 말하기를 “그가 장부였다면 나도 대장부니 결코 자신을
            가볍게 여기고 퇴굴해서는 안 된다”라고 하였다.만일 이렇지

            못하면 부질없이 절집에 있으면서 일생을 그럭저럭 보낼 뿐,조
            금도 이익이 없을 것이다.
               간절히 바라노니 맹렬한 뜻과 각별한 마음을 내어 상근기를

            바라보고 처신할지언정 함부로 용렬하고 비속한 이들을 따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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