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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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위앙록


            말라.금생에 모름지기 결단하라.생각해 보면 깨달음이란 다른
            사람을 통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알음알이를 쉬고 반연을 잊어

            모든 번뇌와 마주하지 말라.마음은 빈 것이고 경계도 고요하건
            만 단지 오래 막혔기 때문에 통하지 못할 뿐이다.
               이 글을 잘 읽고 수시로 경책하여 굳세게 주관을 세워 인정

            을 따르지 말라.업과(業果)에 끌리면 진실로 피하기 어려울 것
            이다.

               목소리가 온화하면 메아리가 순조롭고,모습이 반듯하면 그
            림자가 단정하다.이처럼 인과가 분명한데 어찌 근심하고 두려
            워하지 않으랴.그러므로 경전에서 말하기를 “가령 영원한 세월

            이 지난다 해도 지은 업은 없어지지 않고 인연이 회합해 만날
            때 자기 과보를 다시 받는다”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3계라는 형벌이 사람을 얽어맨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열심히 닦고 부질없이 날을 보내지 말아라.5욕생사가
            허물과 병통임을 깊이 알아 비로소 수행할 것을 권하노니,백천

            겁토록 어디서나 다 같이 도반이 되기를 바란다.
               명(銘)으로 말하리라.



                 허깨비 몸,꿈속의 집이여
                 허공 꽃이어라.
                 앞길도 다함없는데
                 뒷길이라고 짧겠는가.

                 幻身夢宅 空中物色
                 前際無窮 後際寧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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