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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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위앙록


               2.

               스님께서 앙산(仰山)스님과 이야기를 하다가 이렇게 말했다.
               “그대의 소리만 들리고,그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구나!나
            와라!보고 싶구나!”

               앙산스님이 차나무[茶樹]를 흔들어 대답하니,스님께서 말했
            다.

               “용(用)만 얻었고,체(體)는 얻지 못했다.”
               앙산스님이 도리어 물었다.
               “저는 그렇다 치고 스님께서는 어떠십니까?”

               스님께서 한참 잠자코 있으니,앙산스님이 말했다.
               “스님께서는 체만을 얻었고,용은 얻지 못하셨습니다.”

               이에 스님께서 말했다.
               “그렇게 말한다면 20방망이는 맞아야 되겠구나.”



               3.

               스님께서 도오(道吾)스님에게 물었다.
               “불[火]을 보는가?”

               “ 봅니다.”
               “ 보는 성품이 어디에서 일어나던가?”

               “ 다니고,멈추고,앉고,눕는 일을 떠나서 한 가지 물어주십
            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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