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3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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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산록/祖堂集 93
4.
한 스님이 절을 하니 스님께서 일어나려는 시늉을 하자 그
스님이 말했다.
“스님,일어나지 마십시오.”
“ 앉은 적도 없다.절을 할 필요가 없느니라.”
“ 저도 절을 한 적이 없습니다.”
“ 어째서 인사도 없느냐.”
5.
스님께서 입적하기 직전에 대중에게 말했다.
“노승(老僧)이 죽은 뒤에 산밑에 가서 한 마리 물빛소[水牯牛]
가 되어 겨드랑이에다 ‘위산의 중 아무개’라고 두 줄의 글을 쓰
겠다.그럴 때 여러분은 물빛소라 부르겠는가,위산의 중 아무개
라 부르겠는가?위산의 중이라 한다면 물빛소임을 어찌하며,물
빛소라고 한다면 위산의 중 아무개라 한 것을 어찌하랴.그대들
은 어찌하겠는가?”
나중에 어떤 사람이 이 일을 운거(雲居)스님에게 이야기하니,
운거스님이 말했다.
“스님에게는 다른 이름[號]이 없다.”
조산(曹山)스님이 대신 말했다.
“물빛소라 부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