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0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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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조동록


               “옛사람이 말하기를,‘자리를 차지하고 옷을 입는다’했는데
            무엇이 자리를 얻는 것입니까?”

               스님께서 대답했다.
               “이쪽 저쪽을 살피지 않는 것이다.”
               “ 무엇이 옷을 입는 것입니까?”

               “ 벗을 수 없는 것이다.”
               “ 어떤 옷이기에 벗을 수가 없습니까?”

               “ 사람마다 모두가 가지고 있는 옷이 그것이다.”
               “ 이미 사람마다 모두 가지고 있다면 입어서 무엇하겠습니
            까?”

               “‘ 일어서는 것과 쓰러지는 것은 항상 수반되며 어디를 가나
            살 길이 트인다’한 말을 듣지도 못했는가?”

               “ 이 뒤에 저절로 보게 될 일은 무엇입니까?”
               “ 옷 입었음을 인정치 않는 것이다.”
               스님께서 또 말했다.

               “옷을 벗고 와서 나를 만나라.”


               26.

               한 스님이 물었다.
               “10년을 돌아가지 못해 오던 길을 잊었다 하니,무슨 뜻입니

            까?”
               “ 즐거움을 얻고는 근심을 잊어버린다.”

               “ 어떤 길을 잊었습니까?”
               “ 열 곳[十處]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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