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7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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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산록/祖堂集 217


               “삵과 암소가 있다는 것을 안다.”
               “ 부처님과 조사들은 어째서 비슷하거나 인가에 집착합니까?”

               “ 사람들이 막힘이 없으면 이 가운데서 묘하게 알 것이다.”


               21.

               한 스님이 물었다.
               “경전에 말씀하시기를,‘천제(闡提:성불할 가망이 없는 종

            자)한 사람을 죽이면 한량없는 복을 받는다’하였는데 무엇이
            천제입니까?”
               “ 부처다 법이다 하는 견해를 일으키는 자이다.”

               “ 무엇이 죽이는 것입니까?”
               “ 부처다 법이다 하는 견해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는 스님께서 다시 그에게 물으셨다.
               “이것은 밝은 천제인가 어두운 천제인가?”
               대답이 없자 스님께서 대신 말씀하셨다.

               “흰 뱃속에 검은 웃옷을 입었다.”



                 이렇게 말한 뜻은 소견을 일으킨 것은 밝음이므로 희다 하고
               소견을 일으키지 않은 것은 어두움이므로 검다 하였다.


               22.

               스님께서 경전에 있는 일을 들어 대중에게 물었다.
               “묻는 이가 없어도 스스로 설법하여 도 닦는 것을 칭찬한다
            는데 무엇이 묻는 이 없이 부처님 스스로 설하는 것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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