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6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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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조동록
“환인데 어떻게 나타납니까?”
“ 환 그대로가 나타난다.”
“ 그렇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환을 떠나 있지 않았겠습니다.”
“ 환의 모습은 찾을래야 찾을 수 없다.”
19.
한 스님이 물었다.
“어떤 도반을 가까이해야 듣지 못했던 것을 항상 들을 수 있
겠습니까?”
“ 한 이불을 덮는 자이다.”
“ 그것은 스님께서나 들으실 수 있는 것입니다.어떤 것이 듣
지 못한 것을 항상 듣는 것입니까?”
“ 목석(木石)과 같을 수는 없다.”
“ 어느 것이 먼저이고 어느 것이 나중입니까?”
“ 듣지 못했는가?듣지 못했던 것을 항상 듣는다 하였다.”
20.
한 스님이 물었다.
“옛사람이 말하기를,‘부처님들과 조사들은 알지 못하는데 삵
과 암소는 알고 있다’하였는데 부처님들과 조사들은 어째서 있
음[有]을 알지 못합니까?”
“ 부처님들은 비슷하기 때문이며 조사들은 인가[印]에 집착하
기 때문이다.”
“ 삵과 암소가 무엇이 있다는 것을 안다는 말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