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3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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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산록/祖堂集 223


               강(强)상좌가 대신 말하였다.
               “가까워지려면 가까워지고 멀어지려면 멀어집니다.”

               이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무엇이 가까워지려면 가까워지는 것인가?”
               “ 같은 바퀴 자국[轍]에 실린 것입니다.”

               “ 무엇이 멀려면 먼 것인가?”
               “ 여러 수레와 같지 않은 것입니다.”

               “ 어느 것이 먼저인가?”
               “ 뭇 수레와 함께하지 않는 것이 먼저입니다.”
               “ 옳은 말이다.옳은 말이다.”



               30.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법신의 주인입니까?”
               스님께서 잠자코 계시자 그 스님이 다시 물었다.

               “스승[先師]께서 말씀하시기를,‘공부가 깊지[玄]않으면 속된
            중으로 타락하리라’하셨다는데 무엇이 깊음입니까?”

               “ 그대가 질문하기 전의 일이다.”
               “ 그렇다면 그대로가 깊음이 아니겠습니까?”
               “ 깊다면 속된 중으로 타락하지는 않는다.”

               “ 무엇이 깊음입니까?”
               “ 질문을 바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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