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8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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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조동록


               “이 사람도 존귀한 분을 압니까?”
               “ 존귀한 분을 모른다.”

               “ 어째서 존귀한 분을 모릅니까?”
               “ 그가 나 조산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 무엇이 조산입니까?”

               “ 큰 이익을 짓지 않는 자이다.”


               40.

               한 스님이 물었다.
               “듣건대 감천(甘泉)스님이 말씀하시기를,‘밭가는 농부에게서

            소를 빼앗고 주린 사람의 밥을 빼앗는다’했다는데,무엇이 밭
            가는 농부의 소를 빼앗는 것입니까?”

               “ 노지(露地)를 주지 않는 것이다.”
               “ 무엇이 주린 사람의 밥을 빼앗는 것입니까?”
               “ 제호(醍醐)를 물리치는 것이다.”



               41.

               한 스님이 물었다.
               “옛사람이 말하기를,‘얕으나 쓸 때엔 깊다’하였다는데,볼
            때에 얕고도 얕다는 것은 그만두고,무엇이 깊은 것입니까?”

               이에 스님께서는 차수(叉手)하고 눈을 감으셨다.학인이 더
            물으려는데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칼[劍]은 빠뜨린 지 오랜데 무엇 하러 뱃전에다 표시를 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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