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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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드디어는 칼을 가지고 협박하였다.
“나를 위하여 설명해 주지 않는다면 그대를 죽이겠다.”
그 스님은 두려워하면서 말하였다.
“우선 기다리게.내 그대를 위해 설명하겠네.”
이리하여 말하였다.
“설사 가져온다 해도 둘 곳이 없다고 하였다네.”
그 스님은 절하고 물러갔다.
설두 중현스님은 말하였다.
“그가 이미 받지 않았다면 그를 안목 있다 하겠으나 가져오면
반드시 눈이 멀리라.조사의 의발을 보았느냐?여기에서 문에 들
어가야 두 손에 그것을 받을 수 있으니,대유령(大庾嶺)에서 한
사람이 이끌어도 일어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설사 온 나라 사람
이 찾아온다 해도 떠나갔을 것이다.”
취암 지(翠巖芝)스님은 말하였다.
“그의 의발을 얻는 데 모두 합당하지 않아야 도리어 옛 부처
와 동참하리라.말해 보라.동참할 자 누구인가?”
천동 정각스님은 말하였다.
“나 장노(長蘆)라면 그렇게 하지 않겠다.곧장 가져와야지,가
져오지 않는다면 받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알랴.가져온다면
필시 안목이 있다 하겠으나,받지 않는다면 참으로 눈이 멀었다
하리라.알겠느냐.
관조(觀照)가 다하니 자체는 의지할 바 없어 온몸이 대도에 합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