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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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조동록
대중 모두 대꾸가 없었는데 그때 사미가 나와서 말하였다.
“스님의 법호를 가르쳐 주십시오.”
“ 나의 부질없는 이름은 이미 없어졌도다.”
석상스님은 말하였다.
“그에게 인정받은 사람이 없군.”
운거스님은 말하였다.
“부질없는 이름이 남았다면 나의 스승이 아니다.”
조산스님은 말하였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알아낸 사람이 없다.”
소산스님은 말하였다.
“용은 물을 빠져 나올 기틀이 있으나 알아본 사람이 없구나.”
6.
한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선 몸이 편찮으신데 병들지 않는 자도 있습니까?”
“ 있지.”
“ 병들지 않는 자도 스님을 볼까요?”
“ 나는 그에게 그럴 자격이 있다고 본다.”
“ 스님께선 어떻게 그를 보는지 가르쳐 주시렵니까?”
“ 내가 볼 때는 병이 보이질 않는다.”
스님은 이어서 그에게 물으셨다.
“이 가죽 푸대를 떠나 어디서 나와 만나겠느냐?”
그 스님이 대꾸가 없자 스님은 게송으로 법을 보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