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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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 8백이다.”
17.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자유롭게 말하도록 내버려둔다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대의
입을 막을 사람이 없겠지만 그대에게 말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면 그땐 어떻게 하겠느냐?”
18.
상당하여 대중이 모이자 한참 잠자코 있더니,주장자를 잡고
말씀하셨다.
“저것 좀 보아라.북울단월(北鬱單越)사람이 힘들게 땔나무를
져 나르는 여러분들을 보고 뜰에서 서로 다투듯 공양하는구나.그
리고는 여러분에게 ‘모든 것을 아는 청정한 지혜는 둘이 아니며
둘로 나눌 수도 없으니,다르지도 않고 끊어지지도 않기 때문이다’
는 반야경 의 한 구절을 외워 주는구나.”
그러자 한 스님이 불쑥 이렇게 물었다.
“모든 것을 아는 청정한 지혜란 무엇입니까?”
“ 인도에서 잘린 머리와 팔을 여기에서 받아가지고 나가거라.”
“ 그윽한 바위에 지팡이를 걸어 둔다면 어떻겠습니까?”
“ 어디다가 말이냐?”
“ 어디가 깊은 곳 속의 얕은 곳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