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P. 65

운문록 上 65


               스님은 쯧쯧 하며 말씀하셨다.
               “고요한 곳에서 갈팡질팡하는구나.”



               “ 3계가 오직 마음일 뿐이며,만법이 다 식[三界唯心萬法唯識]일
            경우라면 어떻습니까?”

               “ 혀 속[舌根]에 몸을 숨겼다.”
               “ 몸을 숨긴 뒤엔 어떻습니까?”

               “ 소로소로.”


               “ 무엇이 길 도중에서의 자재한 작용[受用]입니까?”

               “ 칠구 육십삼이다.”
               “ 무엇이 세제(世諦)가 널리 퍼지는 것입니까?”

               “ 강서․호남․신라․발해이다.”


               “ 바람이 통하지 않는 밀실은 어떻습니까?”

               “ 메아리가 드러나 바람을 울린다.”
               “ 그 밀실에 있는 사람은 누굽니까?”
               “ 거듭 설명해도 알아내기 어렵다.”



               “ 그대로 이렇게 올 경우는 어떻습니까?”

               “ 어떻게 해서 관조[照]가 생기느냐?”
               “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을 경우라면 어떻습니까?”
               “ 앞에서 무어라고 말했지?”

               “ 문이 없는 곳[無門]으로 나아갈 땐 어떻습니까?”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