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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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러지지[倒].”
“ 궁중의 일은 어떻습니까?”
“ 막중하다[重].”
“ 모든 기미를 토해내지 않았을 땐 어떻습니까?”
“ 대중은 숨기지 않았다.”
“ 그래도 저에게는 의심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 네 말이 눈앞의 기미를 덮어 버렸다.”
“ 계합[相應]하려고 성급한 마음으로 둘 아닌[不二]도리만을 말
할 경우는 어떻습니까?”
“ 대중 앞에서 대승법을 들먹이면서 몰라서야 되겠느냐?”
“ 어떻게 알아차려야 할까요?”
“ 어느 세월에.”
“ 일생을 악만 쌓은 자는 선을 모르고 일생을 선만 쌓은 자는
악을 모른다 하니 무슨 뜻입니까?”
“ 훤하지[燭].”
“ 아주 멀리서 찾아왔습니다.스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칠구 육십삼이다.”
“ 저는 요즘 형주(衡州)를 떠나 왔습니다.”
스님께서 악[喝]!고함을 치고는 “짚새기 뒤꿈치가 닳아 떨어졌
구나”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