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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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을 숨길 만한 한마디를 어떻게 말하겠느냐?”
               그 스님이 절을 하자 이렇게 말씀하셨다.

               “한 번 놓아주겠으니 질문 하나 던져 보아라.”
               대꾸가 없자,“이 죽은 두꺼비야”하셨다.



               “무엇이 색즉시공(色卽是空)입니까?”
               “ 주장자로 너의 콧구멍을 쳐야겠구나.”



               “ 무엇이 스님께서 때 아닐 때 납자를 위해 하시는 한마디입니
            까?”

               “ 아침에 쟁기 끌고 저녁에 고무래 끈다.”



               “ 3승 5성(三乘五性)은 묻지 않겠습니다만 무엇이 납승 문하의
            일입니까?”
               “ 해가 점점 저물어간다.얼른 3배하라.”



               “ 만난 지가 오래되었는데 어째서 모를까요?”
               “ 헤아리기 때문이지[測].”



               “ 마음이 무엇입니까?”

               “ 마음이다.”
               “ 모르겠습니다.”
               “ 모르겠다.”

               “ 결국 어떻다는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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