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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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下 105


               대꾸가 없자 대신 말씀하셨다.
               “인의(仁義)의 도(道)에서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34.
               한 스님에게 물었다.
               “무슨 경전을 보느냐?”
               “반야경 입니다.”

               “ 경에서 ‘모든 것을 아는 지혜는 청정하다[一切智智淸淨]’고 했
            는데 그렇느냐?”
               “ 그렇습니다.”

               “ 너의 눈은 어째서 석류나무를 뚫고 지나느냐?”
               “ 옛사람은 어디에 있습니까?”
               “ 옛사람은 아는데 네가 모르는구나.”

               대꾸가 없자 대신 말씀하셨다.
               “많은 사람이 형편을 모릅니다.”

               35.
               스님께서 한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서 오느냐?”
               “ 영중(嶺中)에서 옵니다.”

               “ 여름 결제는 어디서 지냈느냐?”
               “ 초경사(招慶寺)에 있었습니다.”
               “ 초경사에선 무슨 법문을 하더냐?”

               그 스님이 가까이 앞으로 가서 “네”하고 대답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하나가 성립될 수 없으면 둘도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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