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7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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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下 107
대꾸가 없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열에 끼어 밥이나 얻어먹는 놈아.”
대신 “오직 옳은 것을 지킬 뿐입니다”라고 말하더니,다시 대
신 찻물을 확 뿌리면서 말씀하셨다.
“제가 차 한 잔 다릴 때까지만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38.
스님께서 한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서 여름 결제를 지냈느냐?”
“ 스님께서도 아실 텐데요.”
“ 알고 있지.”
“ 제가 어디서 여름 결제를 지냈는지 말씀해 보십시오.”
“ 한 칼도 받아내지 못하겠군.”
그리고는 대신 말씀하셨다.
“더욱더 받아내지 못하겠습니다.”
39.
한 스님에게 물었다.
“무슨 경전을 보느냐?”
그 스님이 “네”하고 대답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왜 실수했느냐?”
“ 제가 어떤 점을 실수했습니까?”
“ 스스로 알아서 출두하여라.”
대신 “같은 길입니다”하더니 다시 말씀하셨다.
“스님같이 훌륭하신 분이야 스스로 하지 마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