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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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꾸가 없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뻔하군.”
               대신 말씀하셨다.

               “옳은 것을 지킬 뿐입니다.”
               36.
               스님께서 공양 때 떡[餕餡]을 들더니 그것을 가지고 한 스님에

            게 말씀하셨다.
               “너에게 반 나누어 줄까 한다.”
               그리고는 정작 나누지를 않자 그 스님이 말하였다.

               “왜 나누어주지 않습니까?”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썩은 나무 등걸이나 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음식을 다른 사람에게 주어도 나쁘진 않겠지요”하더니
            다시 말씀하셨다.
               “스님의 공양에 감사합니다.”

               다시 말씀하셨다.
               “스님은 엉뚱하게 무얼 하십니까?”
               37.

               스님께서 차를 마시면서 말씀하셨다.
               “차는 어째서 맛이 있을까?”
               한 스님이 말하였다.

               “스님께선 잘 생각해 보시지요.”
               “ 발우 밑이 없는 것은 보통 일이지만 얼굴에 콧구멍이 없으면
            남을 웃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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