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2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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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초심 학인이라서 모르겠습니다.”
“ 법당에 가서 절해라”하더니 대신 “네”하고는 또 말씀하셨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현혹시켰는가.”
다시 말씀하셨다.
“스님께서 관음을 물으면 저는 미륵으로 대꾸하렵니다.”
49.
스님께서 공양하면서 한 스님에게 물었다.
“한밤중에 땔감 나르는 일은 묻지 않겠다.점심에는 무엇으로
밥을 먹겠느냐?”
그 스님이 발우를 들어올리자 스님은 주장자로 쳐서 떨어뜨렸
는데 그 스님은 대꾸가 없었다.
스님께서 대신 “이끌어라[引]”하고,다시 “두 쪽 입술”하더니
또 “젓가락․발우․수건․수첩……”하셨다.
50.
차를 마시는 자리에서 한 스님에게 물었다.
“너는 시두(柴頭:땔감을 관리하는 소임)아니냐?”
“ 그렇습니다.”
“ 한 사발 더 권하겠네”하더니 대신 “이 고생 저 고생 다 했습
니다”하고 또 “노력은 헛되게 써서는 안 된다”하더니 말씀하셨
다.
“스님께서는 저의 수고를 생각해 주십시오.”
51.
한 스님에게 물었다.
“너는 원두(園頭:채소밭을 관리하는 소임자)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