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1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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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下 171
다 하겠다.”
스님은 듣고 내려와 이 말을 가지고 수좌에게 물었다.
“조금 전에 아호스님이 시중하기를,‘깨치지 못한 사람도 들떠
쫓기며 깨친 사람도 들떠 쫓긴다’하였는데 그 뜻이 무엇이었겠는
가?”
“ 들떠 쫓기기 때문입니다.”
“ 수좌는 머리가 희끗하고 이빨이 누렇게 되도록 여기 오랫동안
살았는데도 그런 말을 하느냐?”
“ 스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잘 모르겠군요.”
“ 말할 테면 말하고 볼 테면 보시오.허나 보지 못했다면 어지
럽게 말하지 말라.”
“ 그렇다면 주지스님이 들떠 쫓긴다고 말한 것은 무엇입니까?”
“ 머리에도 형틀,발에도 형틀이구나.”
“ 그렇다면 불법이 없겠군요.”
“ 이것이 문수․보현의 보살경계다.”
20.
스님이 행각할 때 어떤 관리가 물었다.
“천지를 안정시킬 한마디 말이 있는지요?”
“ 소로소로 시리스바하.”
21.
스님이 강주(江州)에 갔을 때,진상서(陳尙書)라는 사람이 스님
을 모시고 공양하였다.그는 스님을 뵙자마자 대뜸 이렇게 물었다.
“유교(儒敎)경전은 말할 것도 없고 3승 12분교에도 가르쳐 줄
좌주가 있습니다만 무엇이 납승이 행각하는 일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