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7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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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下 177


               “만나지 못했습니다.”
               “ 왜 만나지 못했지?”
               “ 만났더라면 머리가 부서져 가루가 되었을 것입니다.”

               “ 그대는 세 치 혀끝이 매우 치밀하구나.”
               스님은 이 소문을 들었는데 그 뒤 강서에서 그 스님을 만나자
            그 일을 물었다.

               “그런 말을 한 일이 있었더냐?”
               “ 있었습니다.”
               “ 낙포가 거꾸로 3천 리를 후퇴했군.”

               30.
               스님이 영수암(靈樹庵)지성대사(知聖大師)의 회중에서 수좌가
            되었다.그때 한 스님이 지성대사에게 물었다.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입니까?”
               “ 나는 할 말이 없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스님에게 물었다.

               “갑자기 비석에 새기려면 무슨 말이 합당하겠느냐?”
               몇몇 스님들이 말을 던졌으나 모두 맞히지 못하자 지성대사가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가서 수좌를 모셔 오너라.”

               스님이 오자 지성스님은 앞의 대화를 거론하면서 물으니 스님
            은 말씀하셨다.
               “어렵지도 않군요.”

               “ 무어라고 말하겠는가?”
               “ 누군가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입니까?’하고 묻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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