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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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스님께 누를 끼치는군요.”
               69.

               언젠가는 말씀하시기를,“어떻게 해야 여기에서 벗어나는 것이
            냐?”하고는 대신 말씀하셨다.
               “아침에 나부산(羅浮山)에 노닐다가 저녁에 단특산(檀特山)으로
            되돌아옵니다.”

               70.
               하루는 말씀하시기를,“자기를 깨친 사람도 자기가 있는 것을

            보겠느냐?”하고는 대신 말씀하셨다.
               “가져와 보십시오.”
               그리고 또 대신 두 손을 펴 보였다.

               71.
               언젠가는 말씀하시기를,“어떤 것이 혀를 웅크리는[蹙]한마디
            냐?”하고는 대신 말씀하셨다.

               “스님께선 제가 말할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십시오.”
               72.
               하루는 말씀하시기를,“그대들 납자는 천하를 돌며 행각하면서

            큰스님네들이 입 여는 것을 보았다 하면 바로 올라와 이쪽저쪽에
            서 듣는데,왜 발우 씻는 곳에서 질문 한마디 던지지 않느냐?”하
            고는 대신 말씀하셨다.

               “저도 스님이 중생 위하는 까닭을 압니다.”
               73.
               화두(火頭:불을 관리하는 사람)를 만나자 말씀하셨다.

               “그대가 고생을 하니 내 그대에게 보상을 하지.이 주장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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