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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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3.
               법당문을 열면서 말씀하셨다.
               “무엇이 문에 들어가는 한마디냐?”

               어떤 스님이 “네”하고 대답하자 스님은 “이 먹통아”하셨다.
               대꾸가 없자 대신 말씀하시기를,“얼굴을 가리고 나가거라”하
            시고는 뒷말을 대신하여 말씀하셨다.
               “말씀드렸습니다.”

               104.
               하루는 대중이 모여 자리하자 말씀하시기를,“하나[一著子]를

            잘못 알지 말라”하시더니 바로 법좌에서 내려와 대신 말씀하셨
            다.
               “스님께서 거듭거듭 위해 주신 데 대해 감사합니다.”

               105.
               언젠가는 말씀하시기를,“여러분,행각을 하려면 반드시 들어가
            는 길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누구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느냐?

            나와서 말해 보라”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정말 스님을 저버리지는 못하겠습니다.”
               106.

               시중하여 말씀하시기를,“여기 형산(形山)에 은밀히 감추어진
            보배 하나가 있는데 등롱을 잡더니 법당 안으로 가고 3문을 쥐고
            는 등롱 위로 오는구나.무엇이겠느냐?”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물건 따라 마음이 움직이는군요.”
               그리고는 다시 말씀하셨다.
               “천둥 치고 구름이 일어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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